아기가 태어난 지 45일쯤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수유를 하다가 아기 몸이 유난히 뜨겁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에 있던 브라운 고막 체온계로 열을 재보니 37도. 평소 체온이 36.5도 이하였던 아기라 ‘조금 열이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 다시 재보니 38.0도. 그 순간 망설이지 않고 소아과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후 100일 미만 아기의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즉시 응급실 방문을 권고합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습니다(참고: 서울아산병원). 신생아는 면역 체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한 열이라도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도 출산 전에 이러한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로 갈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기의 진단명은 ‘요로감염’이었습니다. 입원 후 해열제와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고,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까지 진행한 뒤 열흘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주치의 선생님께 질문하며 배운 것들이 있어 이 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신생아 요로감염, 열 말고는 증상이 없다
요로감염의 가장 큰 특징은 열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저희 아기는 수유도 잘했고, 보채지도 않았고, 잠도 잘 잤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지만 열만 계속 올랐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아기마다 기초 체온이 다르기 때문에 평소 체온을 자주 재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평소보다 높다고 느껴지면 10~15분 간격으로 다시 측정해 38도 이상으로 오르는지 확인하세요.
체온을 더 정확히 재는 방법
개인적으로는 생후 3개월 이전 아기의 경우 고막 체온계가 다소 부정확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입원 중에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모두 겨드랑이 체온계로 측정했습니다. 집에서 고막 체온계로 37도가 나왔을 때, 실제 체온은 38도에 가까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이 되신다면 겨드랑이 체온계도 하나 구비해 두고 고막 체온계와 함께 사용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열만 있는 경우라도 반드시 큰 병원 소아과 응급실 방문을 권합니다. 열이 난 날이 주말 밤이어서 저는 응급실을 찾았지만, 평일 낮이라도 대형 병원이라면 즉시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응급실 검사와 입원 치료 과정
응급실에 도착하면 우선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신생아용 해열제를 투여합니다. 열을 내리면서 동시에 원인 감별을 위한 검사가 진행됩니다.
- 소변 검사 (소변줄을 이용해 채취)
- 혈액 검사 및 균 배양 검사 시작 (균 배양 검사는 3-4일간 진행)
의사 선생님 설명에 따르면, 소변과 혈액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으면 바이러스성으로 판단해 입원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균이 나오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해 입원하게 됩니다.
저희 아기는 소변 검사에서 균이 확인되어 요로감염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입원 후 최소 3~4일간은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합니다. 동시에 첫날 채혈한 혈액에서 균을 배양해 어떤 균인지 특정합니다.
- 경구 항생제로 치료 가능한 균 → 3~4일 후 퇴원, 약 복용 후 재검
- 경구 항생제로 치료 어려운 균 → 입원 연장

저희 아기는 경구 항생제로 잡히지 않는 균이어서 총 열흘간 입원했습니다. 항생제를 특정 균에 맞춰 교체한 이후에는 열이 훨씬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균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진행합니다. 감염이 방광에만 머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신장까지 올라가면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신장 손상 위험도 있어 조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입원 중 겪은 현실적인 부분과 관리 팁
항생제를 맞으면 설사를 자주 합니다. 저희 아기는 거의 두 시간에 한 번씩 설사를 했습니다. 그로 인해 항문이 쉽게 헐 수 있어 비판텐 같은 연고를 챙기면 도움이 됩니다.
설사량이 많으면 물로 씻어주는 것이 가장 깨끗합니다. 병원 생활 중 천기저귀나 부드러운 수건을 넉넉히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퇴원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기저귀 위생 관리였습니다.
저는 이전까지 변을 보면 물로만 닦았고, 생식기 부분을 충분히 꼼꼼히 닦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남아의 경우 인터넷에는 상반된 정보가 많아 혼란스러웠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께 직접 들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남아: 표피를 부드럽게 뒤로 밀어 안쪽이 보이면 물로 깨끗이 닦고 다시 덮어준다.
- 여아: 대음순 안쪽을 깨끗이 닦되, 소음순 깊숙한 곳까지 과하게 닦지는 않는다.

또한 엉덩이 전용 클렌저 제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목욕용 바스와 달리 항균 기능이 있는 제품도 있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거품형 제품이 사용하기 편리해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로감염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생후 50일 무렵 감염 이후 현재 5개월이 된 지금까지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기저귀 위생과 청결 관리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병원비와 제도 변화
입원 기간 동안 병원비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다행히 2024년부터 2세 미만 아동의 입원 진료 시 본인부담률이 0%로 줄어들었습니다(3인실 이상 기준, 식대·비급여 제외). 2인실을 사용하더라도 실비보험이 있다면 상당 부분 보장이 가능합니다. 어린이 보험의 유무와 관계없이 임신 중에 아기 실비보험을 가입하는 것을 꼭 추천드립니다.
마무리하며
아기가 아프기 전에는 “설마 우리 아이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더 꼼꼼히 닦아주지 못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자책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신생아의 열은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열만 있어도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 그리고 평소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
이 글이 요로감염을 예방하고 싶으신 부모님들, 혹은 현재 치료 과정을 겪고 계신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기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